



겨울의 끝자락, 차가운 공기 속에 옅은 봄기운이 섞여 들기 시작한 주말 아침
루비워크샵을 출발한 일행은 한강의 수면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잠수교를 건너며 본격적인 시티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강변의 직선 도로를 벗어나 도심으로 방향을 틀어 진입한 곳은 홍제천입니다. 조선 시대, 도성에 입성하기 전 중국 사신들이 머물며 몸가짐을 정돈했던 국립 여관 '홍제원(弘濟院)'에서 이름이 유래한 이 하천 구간은,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서도 보행자와 라이더 모두에게 한적하고 평탄한 이동로를 제공합니다.


홍제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북상하다 보면 우측 위를 덮고 있는 거대한 성산로 고가 구조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육중한 콘크리트 교각들이 도열해 만들어낸 터널 형태의 하부 도로는 외부의 빛을 차단하여 독특한 공간감을 형성합니다. 교량 하부의 규칙적인 그림자와 구조물 틈새로 스며드는 빛의 대비를 지나며, 야외 트인 길과는 또 다른 라이딩의 속도감을 체감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어두운 구간을 빠져나와 시야가 다시 열리면 홍제천 폭포마당에 다다릅니다. 높게 솟은 암벽 위로 아직 다 녹지 않은 거대한 빙벽이 얼어붙어 있어, 지나가는 겨울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된 이 인공 폭포 앞은 라이더들의 자연스러운 휴식처가 됩니다. 일행은 이곳에서 잠시 페달을 멈추고 거대한 빙벽과 하천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남겼습니다.



폭포를 지나 진입한 곳은 유진상가 하부 공간인 '홍제유연(弘濟流緣)'입니다. 1970년대 대전차 방호 목적의 군사 시설로 지어졌던 건물의 하부 구조가 5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으로, 빛과 소리를 활용한 설치 예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어둡고 습한 지하실 내부를 붉고 푸른 조명들이 채우고 있으며, 이 다채로운 빛이 몰튼의 금속 프레임과 부품들에 맺히며 반사될 때면 평소의 야외 라이딩과는 전혀 다른 사이버네틱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지하 공간을 통과하는 타이어의 마찰음이 좁은 물길을 따라 묘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지하의 흔적을 뒤로하고 지상으로 올라오면, 풍경은 급격히 조선의 역사로 전환됩니다. 도성의 북서쪽을 방어하던 홍지문과 탕춘대성을 지나, 인왕산의 산세를 우측에 두고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길로 향합니다.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옛 성곽길, 그리고 궁궐의 담장이 교차하는 이 구간은 얕은 경사와 굽은 길이 반복되며 도심 라이딩의 밀도를 한층 높여줍니다. 이후 좁은 한옥과 갤러리들이 조밀하게 밀집해 있는 북촌로 5길의 골목을 통과하며 목적지로 향합니다.


도심을 가로지른 여정의 기착지는 안국동에 위치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입니다. 한국 현대건축의 1세대로 불리는 김수근 건축가의 옛 '공간' 사옥이었던 이곳은, 검은 전돌로 쌓아 올린 구사옥과 노출 콘크리트 및 유리로 마감된 신사옥이 병치되어 있습니다. 일행은 중정에 자리한 프릳츠 커피의 야외 테이블에 모여 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축물 사이에서 따뜻한 커피를 나누며, 라이더들은 각자의 라이딩 코스 공유와 자전거에 대한 대화를 조용히 이어갔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마친 후, 청계천으로 합류하여 도심의 물길을 따라 복귀하는 길에 올랐습니다. 서울의 서쪽 하천에서 시작해 지하의 방호 구조물을 거쳐 중심부의 역사적 건축물, 그리고 다시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으로 이어지는 코스. 이번 시티 라이딩은 서울이 겹겹이 쌓아온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두 바퀴로 세밀하게 읽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코스 안내
루비워크샵 - 잠수교 - 한강북단 - 홍제천 - 인왕산로 - 자하문로 - 청와대 - 삼청동 - 아라리오(프릳츠) - 인사동 - 동대문 - 마장동 - 중랑천 - 한강북단 - 루비워크샵
서울 강북의 핵심 장소들을 안장 위에서 즐길 수 있는 50km 수준의 순환코스로 몰튼 자전거와 같은 미니벨로 라이딩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대부분의 라이딩 코스가 자전거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프릳츠 원서점)에서의 휴식 이후 이어지는 도심 코스는 청계천의 자전거 길을 따라가다보면 중랑천 자전거길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래 GPX 파일을 첨부했습니다.
Morning_Ride.gpx






겨울의 끝자락, 차가운 공기 속에 옅은 봄기운이 섞여 들기 시작한 주말 아침
루비워크샵을 출발한 일행은 한강의 수면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잠수교를 건너며 본격적인 시티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강변의 직선 도로를 벗어나 도심으로 방향을 틀어 진입한 곳은 홍제천입니다. 조선 시대, 도성에 입성하기 전 중국 사신들이 머물며 몸가짐을 정돈했던 국립 여관 '홍제원(弘濟院)'에서 이름이 유래한 이 하천 구간은,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서도 보행자와 라이더 모두에게 한적하고 평탄한 이동로를 제공합니다.
홍제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북상하다 보면 우측 위를 덮고 있는 거대한 성산로 고가 구조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육중한 콘크리트 교각들이 도열해 만들어낸 터널 형태의 하부 도로는 외부의 빛을 차단하여 독특한 공간감을 형성합니다. 교량 하부의 규칙적인 그림자와 구조물 틈새로 스며드는 빛의 대비를 지나며, 야외 트인 길과는 또 다른 라이딩의 속도감을 체감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어두운 구간을 빠져나와 시야가 다시 열리면 홍제천 폭포마당에 다다릅니다. 높게 솟은 암벽 위로 아직 다 녹지 않은 거대한 빙벽이 얼어붙어 있어, 지나가는 겨울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된 이 인공 폭포 앞은 라이더들의 자연스러운 휴식처가 됩니다. 일행은 이곳에서 잠시 페달을 멈추고 거대한 빙벽과 하천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남겼습니다.
폭포를 지나 진입한 곳은 유진상가 하부 공간인 '홍제유연(弘濟流緣)'입니다. 1970년대 대전차 방호 목적의 군사 시설로 지어졌던 건물의 하부 구조가 5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으로, 빛과 소리를 활용한 설치 예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어둡고 습한 지하실 내부를 붉고 푸른 조명들이 채우고 있으며, 이 다채로운 빛이 몰튼의 금속 프레임과 부품들에 맺히며 반사될 때면 평소의 야외 라이딩과는 전혀 다른 사이버네틱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지하 공간을 통과하는 타이어의 마찰음이 좁은 물길을 따라 묘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지하의 흔적을 뒤로하고 지상으로 올라오면, 풍경은 급격히 조선의 역사로 전환됩니다. 도성의 북서쪽을 방어하던 홍지문과 탕춘대성을 지나, 인왕산의 산세를 우측에 두고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길로 향합니다.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옛 성곽길, 그리고 궁궐의 담장이 교차하는 이 구간은 얕은 경사와 굽은 길이 반복되며 도심 라이딩의 밀도를 한층 높여줍니다. 이후 좁은 한옥과 갤러리들이 조밀하게 밀집해 있는 북촌로 5길의 골목을 통과하며 목적지로 향합니다.
도심을 가로지른 여정의 기착지는 안국동에 위치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입니다. 한국 현대건축의 1세대로 불리는 김수근 건축가의 옛 '공간' 사옥이었던 이곳은, 검은 전돌로 쌓아 올린 구사옥과 노출 콘크리트 및 유리로 마감된 신사옥이 병치되어 있습니다. 일행은 중정에 자리한 프릳츠 커피의 야외 테이블에 모여 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축물 사이에서 따뜻한 커피를 나누며, 라이더들은 각자의 라이딩 코스 공유와 자전거에 대한 대화를 조용히 이어갔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마친 후, 청계천으로 합류하여 도심의 물길을 따라 복귀하는 길에 올랐습니다. 서울의 서쪽 하천에서 시작해 지하의 방호 구조물을 거쳐 중심부의 역사적 건축물, 그리고 다시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으로 이어지는 코스. 이번 시티 라이딩은 서울이 겹겹이 쌓아온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두 바퀴로 세밀하게 읽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코스 안내
루비워크샵 - 잠수교 - 한강북단 - 홍제천 - 인왕산로 - 자하문로 - 청와대 - 삼청동 - 아라리오(프릳츠) - 인사동 - 동대문 - 마장동 - 중랑천 - 한강북단 - 루비워크샵
서울 강북의 핵심 장소들을 안장 위에서 즐길 수 있는 50km 수준의 순환코스로 몰튼 자전거와 같은 미니벨로 라이딩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대부분의 라이딩 코스가 자전거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프릳츠 원서점)에서의 휴식 이후 이어지는 도심 코스는 청계천의 자전거 길을 따라가다보면 중랑천 자전거길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래 GPX 파일을 첨부했습니다.
Morning_Ride.g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