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겨울을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봄이네요.

오늘은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라이드를 끝내고 들리기 좋은 노포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돔베고기와 제주음식을 판매하는 ‘호근동’인데요, 첫 에피소드로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딜리셔스 제주를 구상한 출발점이자 지난 여름 오현 대표님과의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죠.

비행기편의 증가와 정보전달의 증가로 제주 여행, 그리고 제주 음식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상당히 보편화된 요즘입니다. 제주 돼지고기를 쓴다는 식당에 들리기만 해도 한라산 소주와 멜젓을 쉽게 만날 수 있죠.

심지어는 신사동에서까지 몸국, 고사리육개장과 같은 제주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익숙하고 가까워진 제주이기에 메뉴소개만 하기보다는 오늘은 왜 제주에서 이런 음식을 먹기 시작한걸까? 하는 이야기를 곁들여 소개해보려 합니다.

‘제주의 식문화’

제주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돼지를 키우며 지내왔습니다. 집안에 잔치, 상과 같은 큰 일이 있으면 꼭 돼지를 삶아 나누어 먹었죠.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가 아니라면 고기국수, 돔베고기, 몸국, 찹쌀순대 등 제주 전통음식이라 불리는 대부분이 돼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주의 향토음식들을 보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소도 그러하지만 돼지 역시 버리는 부위가 없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고기는 삶아먹고, 내장은 순대로 만들고, 발은 족발과 아강발로, 심지어 삶아낸 육수는 국밥으로 만들기도 하고, 국수나 해조류를 풀어 국으로 만들어냅니다. 물론 조금 더 있지만 적어내려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기에 오늘은 호근동의 메뉴로 먼저 소개해볼게요.

돔베고기 – 호근동 식당의 시그니처

사실 고향이 대구인 저는 처음 제주에 와서 이 메뉴를 보고 신기했습니다. 대구에서는 돔베고기는 상어고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여쭤보니 제주에서 돔베는 도마를 의미하고 ‘도마위에 썰어져 나온 고기’가 돔베고기로 불린다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름의 뜻을 알고보면 그냥 일반적인 수육과 크게 다름이 없지만, 돼지를 이용한 제주 전통음식중에서는 국에 말거나 다르게 조리를 하지 않는 순수한 메뉴이기도 합니다. 집집마다 삶아내는 시간이나 썰어내는 모양에 따라 식감의 차이가 있는 편인데 호근동식당의 돔베고기는 돼지의 녹진함이 부드럽게 잘 녹아있는데다, 시간의 흐름을 잘 간직한 느낌을 받아 시그니처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같이 나오는 멜조림에 찍어만 드셔도 좋고, 노란 알배추에 취향껏 반찬을 올려 쌈으로 먹어도 좋겠습니다.

몸국 – 든든한 테이블의 조력자

돼지육수에 모자반(몸)을 넣어 끓인 국입니다. 밀가루를 풀어넣고 끓여 뭉근한 무게감이 더해진 매력이 있습니다. 식사메뉴로도 술안주로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식탁위의 든든한 조력자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해조류가 들어가 있는 음식이다보니 특유의 식감으로 인한 어려움에 못드시는 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미역국을 먹을 수 있다면, 그리고 한번도 몸국을 먹어보지 않았다면 꼭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노지 소주 – 한라산 21의 진한 매력

한라산 소주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너무나 익숙한 제주의 소주 브랜드입니다. 21, 17과 같은 숫자를 함께 나열해 라벨에 언급된 정보를 찾지 않아도 도수를 알 수 있는 특징도 있죠. 김택화 화백의 그림을 담은 한라산 소주의 라벨 디자인은 마냥 귀엽고 친근하기보다는 어느정도의 러프함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런 디자인에 걸맞게 마시는 방법의 소주가 있습니다.

‘냉장을 거치지 않은 상온 그대로의’ 노지 소주 입니다.

불과 20년 전 까지만 해도 제주의 전기 인프라는 열악한 편에 속했고 그에 따라 자연히 시설 소주(냉장), 노지 소주(상온)의 구분이 생겼죠. 제가 마셔본 노지 소주의 맛은 한라산 소주 21도에서 도드라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욱 진하고 달콤함까지 느낄 수 있어 소주의 숨겨진 뒷면을 발견한 듯 하였습니다. 호근동식당은 시원한 소주보다는 노지 소주를 곁들였을 때에 좋았던 기억이 많아 따로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주당이 아니어도 한 입 정도는 적셔보시면 좋겠네요.

오늘의 딜리셔스는 여기까지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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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명 : 호근동
TEL : 064-752-3280
주소 : 제주 제주시 광양10길 17
영업시간 : 매일 17:00–1:00

P군, 사이클리스트

P군은 수의학도이자 사이클리스트 입니다. 맛과 멋을 애정하며, 현재는 에디터로써 제주에서 보고 느낀 취향의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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