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팔리 사이클 에볼루션 EP.5 : 네이트 플랜트, 영업 및 관리

R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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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징적인 주행감은 보통 ‘정숙함’으로 표현됩니다. 자전거가 당신의 몸 아래에서 사라지는 느낌이죠. 소음이나 거친 진동, 혹은 자전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그저 라이딩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죠. 중요한 것은 이 느낌이 전 라인업에 걸쳐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Z1의 주행감은 Z5와 같고, RZ7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그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합니다. RZ7을 출시했을 때, 한 오랜 파트너가 거의 울먹이며 자신의 Z-Zero와 똑같은 느낌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 말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의미했습니다.”

네이트 플랜트는 팔리(Parlee)의 지역 영업 매니저로, 미국 동부 해안과 유럽, 영국 시장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팔리에 합류하기 전, 그는 보스턴 지역에서 팔리 자전거를 오랫동안 취급해온 자전거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덕분에 팔리 제품을 판매하고, 피팅하고, 직접 타본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는 10년 가까이 이 회사에 몸담으며 공장 내부의 문화와 외부 시장의 현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딜러 선정부터 고객 교육에 이르기까지, 플랜트의 역할은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팔리의 가치를 관계의 언어로 번역하는 데 있습니다. 그는 주행감, 브랜드의 신비감, 그리고 왜 팔리가 어디에나 있는 브랜드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제대로 이해받는 브랜드가 되길 원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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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에서의 역할과 영업 구조에 대해 먼저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는 두 명의 지역 영업 매니저 중 한 명입니다. 캐리 테이트로(Cary Tatro)가 미국 서부, 호주, 아시아를 담당하고, 저는 미시시피강 동쪽 지역과 영국, 유럽 전체를 담당합니다. 우리는 농담 삼아 우리 영토가 ‘반구’ 단위라고 말하곤 하죠. 이것이 우리 팀 모두가 공유하는 테마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규모가 작고, 언제나 작았습니다. 우리는 그 점에 익숙하며, 이제 와서 다른 방식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팔리가 세상에 노출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광범위한 유통이 목표인가요, 아니면 더 선택적인 방식인가요?

항상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특정 시장을 타겟팅하기도 하지만,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브랜드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곳과 파트너십을 맺느니 차라리 그 시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파트너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 주는 것에 크게 의존합니다. 팔리를 추천하고, 고객을 교육하는 일 말이죠. 우리는 사람들이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봤다거나 인스타그램에서 도배되는 것을 보고 매장에 들어와 무작정 자전거를 찾는 수준의 마케팅 화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즉, 매장 자체가 단순한 소매점이 아니라 '조언자(Advisor)' 역할을 하고 싶어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팔리(Parlee)는 '핏(Fit)'과 '주행 품질(Ride Quality)'을 가장 앞서 고민해 온 오리지널 브랜드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편안함과 성능을 내세우는 오늘날의 시장에서, 팔리의 이러한 철학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밥 팔리(Bob Parlee)가 25년 전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 당시의 카본 자전거들은 가볍고 단단했지만 타기에는 정말 끔찍할 정도로 승차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지점이 우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행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었죠.

오늘날에는 모든 브랜드가 자신의 자전거가 훌륭한 주행감을 가졌고, “몸에 잘 맞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합니다. 팔리의 자전거가 왜 다른지, 구조적으로 그리고 소재 측면에서 실제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야 하죠. 여기에는 분명한 기술적 이유가 존재합니다. 결코 단순한 마케팅 수식어가 아닙니다.

팔리의 자전거는 라이더와 함께 성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짧은 문장으로 설명하기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이더에게 아주 중요한 가치로 다가올 것입니다.


팔리에서 얼마나 근무하셨나요? 합류 전 브랜드와의 인연은 어떠했나요?

올해로 9년째입니다. 2017년 가을에 시작했죠. 그 전에는 보스턴 외곽에서 8년 정도 매장을 운영했는데, 그때 팔리 딜러였습니다. 그래서 밥과 이사벨, 톰, 로멜, 린달 등 모든 직원을 매장 카운터 반대편에서 이미 알고 지냈습니다. 팔리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을 때 주저 없이 선택했고,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밥의 별세와 새로운 경영진 체제 이후 회사는 어떻게 변했나요?

원칙, 목표, 제품 철학 측면에서는 거의 변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운영 면에서는 많이 변했습니다. 밥과 이사벨은 단순한 창립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부모님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영 시스템이 항상 완벽하게 돌아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주인인 존(John)이 합류하면서 IT 인프라, 조달, 물류, 조직 관리 등 시스템적인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이미 하고자 했던 일들을 더 잘 해낼 수 있게 되었죠. 이 전환 과정 자체가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존은 원래 우리의 고객이었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그에게 자전거를 팔았죠. 밥은 돌아가시기 2주 전까지도 디자인 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깊이 관여했습니다. 자전거 업계에서 이런 경영권 승계가 잘 풀리는 경우는 드문데, 우리에게는 정말 동화 같은 일이었습니다.


밥의 투병 기간이 꽤 길었습니다. 그 시기가 회사 내부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4~5년 정도였습니다. 그는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쯤 팀원들에게 투병 사실을 알렸습니다. 우리는 그가 영향을 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느낄 수 있도록 세상에 알리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그러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항상 자신을 ‘고지식한 양키(old Yankee)’라고 불렀고, 그저 묵묵히 일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매우 아픈 와중에도 팬데믹과 법정 관리(bankruptcy) 시기를 이겨내며 사업을 이끌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업계에서 쏟아진 애도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그 유산이 이제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그것은 단순한 자전거가 아니라 그가 시작한 일의 연장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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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팔리다운 자전거'란 무엇인가요?

주행감입니다. 그게 가장 간단한 답이죠. 우리의 상징적인 주행감은 보통 ‘정숙함’으로 표현됩니다. 자전거가 몸 아래에서 사라지는 느낌, 소음이나 거친 느낌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라이딩에만 집중하게 되는 상태 말이죠. 중요한 건 이 느낌이 전 라인업에서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Z1, Z5, RZ7 모두 일관된 느낌을 줍니다. RZ7을 출시했을 때, 오랜 파트너가 자신의 Z-Zero와 느낌이 똑같다며 감격해하던 순간이 우리에겐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를 뒷받침하는 내부 문화는 어떤가요?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가족'입니다.

20년 넘게 실제로 가족 경영 기업이었고, 지금도 우리는 낙오자 없이 함께 가고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옮겨 다니는 뜨내기 직원이 없습니다. 핵심 팀은 영원히 함께할 사람들입니다. 로멜과 톰은 거의 3, 4번 사원이나 다름없죠. 법정 관리 중에도 아무도 다른 직장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가 이걸 해내야 한다"라고 말할 뿐이었죠. 그런 충성심은 전략적인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입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투명하게 소통합니다. 내가 직접 할 줄은 몰라도 상대방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두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감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팔리가 위치한 뉴잉글랜드(New England)라는 장소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우선 도로입니다. 그 도로들이 모든 것에 영감을 줍니다. 그래블 바이크인 '체바코(Chebacco)'는 톰의 집과 공장 사이에 있는, 서리 때문에 울퉁불퉁해진 실제 그래블 도로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곳이 우리의 테스트 코스였습니다. 이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또한, '블루칼라'적이면서도 고지식한 양키 특유의 감성이 있습니다. 재료를 다루는 신중함, 효율성, 그리고 허례허식이 없는 태도 말이죠. 공장 건물 자체도 옛날 기차 회전대(turnstile)였습니다. 기차가 회전하던 자리가 지금은 도색실이 되었죠. 이곳은 전시장이 아니라 실제 가동되는 공장입니다. 우리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영업과 브랜드 관점에서 오늘날 팔리의 포지셔닝은 어떠한가요?

우리는 좀 더 당당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은 기성복 같은 양산형 자전거가 1만 7,000달러에서 1만 9,000달러에 팔리기도 합니다. 누군가 그 정도의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왜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전거는 고려하지 않겠습니까? 사용하는 언어도 바꿨습니다. '커스텀(Custom)'이라는 단어는 때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서, 우리는 '비스포크(Bespoke)'나 '메이드 투 메저(Made-to-measure)'라는 표현을 더 많이 씁니다.

이런 자전거는 키가 아주 크거나 작은 사람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영혼과 개성이 담긴 무언가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제품이 항상 최우선입니다. 마케팅은 하겠지만 제품과 타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라이선스 브랜드가 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팔리에 대해 꼭 이해해줬으면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가 진심으로, 아주 깊이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고작 12명입니다. 공장을 떠나는 모든 제품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면 사람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바로잡습니다. 고객이 이 정도 수준의 자전거를 믿고 맡길 때는, 그런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ARLEE Z-ZERO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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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and writing by Chessin Gertler for Freedom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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