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 Z-ZERO GT 25주년 기념모델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1999년, 밥 팔리는 오랜 보트 제작자의 경력을 뒤로하고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첫날부터 “세계 최고의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최고’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최고를 만든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익명의 비평가들은 끊임없이 비난을 퍼붓고, 때로는 너무 무리하다 실패를 겪기도 합니다. 세심함을 귀찮아하는 공급업체들과 부딪히고, 자신만큼 열정을 가지지 않는 직원들과 함께 일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세상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할 수도 있으며, 매일같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임포스터 증후군과 싸워야 하기도 합니다

팔리 사이클의 25주년을 기념하고 밥의 철학을 기리기 위해, 우리는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Z-ZERO GT를 기반으로 제품 및 페인트 팀에게 ‘최고 중의 최고’,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단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겼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자전거 중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아름다운 자전거는 2025년 말, 단 25대만 제작될 예정이며,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각 자전거는 오너를 위해 정교하게 맞춤 제작되며, 이 에디션은 다시는 제작되지 않습니다. 밥의 정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는 전 세계를 돌며 이 자전거의 모든 부품에 최고의 파트너를 선정하였습니다.

캄파놀로 슈퍼레코드 13단 와이어리스밥은 언제나 캄파놀로(Campagnolo)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그는 그들의 일관된 철학, 혁신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특히 에르고파워(Ergopower) 레버가 손에 꼭 맞는다는 점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우리가 가장 먼저 연락한 브랜드가 바로 캄파놀로였습니다.

파팅턴 R 시리즈이 휠은 멜버른 외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호주의 소규모 팀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것으로, Partington R-Series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며 그 어떤 휠과도 다른 주행감을 제공합니다. 카본 스포크, 카본 림, 카본 허브, 그리고 지금까지 제작된 것 중 가장 정밀한 허브 중 하나까지 —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SRM 파워미터 For 캄파놀로SRM은 1986년 울리히 쇼버러(Ulrich Schoberer)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말 그대로 파워미터를 발명한 브랜드입니다. 그 이후로 SRM은 정확도, 정밀도, 신뢰성 면에서 황금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블랙잉크 인테그레이티드 콕팔리 Z-ZERO GT의 핸들바/스템 파트너를 찾을 때, Black Inc.와의 협업은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이들의 일체형 핸들바/스템은 시중에서 가장 가벼운 제품 중 하나이지만, 성능 면에서는 전혀 타협이 없습니다. GT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구성입니다.

부시맨 가죽 바테이프천연 가죽 안장이나 바 테이프에 관해서라면, 전 세계에서 단 한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 바로 멜버른의 믹 필(Mick Peel), 일명 부시맨(Busyman)입니다. 수십 년 동안 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커스텀 안장과 바 테이프를 제작해 왔습니다.

팔리 페인트랩본사 1층에 위치한 이 페인트 랩은 북미에서 가장 뛰어난 자전거 도장 팀 중 하나로 손꼽히며, 카본 파이버에 새로운 마감 기법을 도입하는 혁신적인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25주년 에디션에서는 페인트 팀에게 완전한 자유가 주어졌고, 그 결과물은 자전거 곳곳의 디테일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팔리 25주년 에디션에는 밥이 했던 말이나 행동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섬세하고 작은 디테일들이 담겨 있습니다.

밥과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항상 종이와 연필을 곁에 두고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의 노트에는 아름다운 콘셉트 드로잉과 스케치가 가득했고, 그 안에는 하이라이트나 음영을 표현하기 위한 우아한 해칭(hatching) 선들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 선들은 지금 우리가 제작하는 자전거의 헤드 배지 디자인에 영감을 주었으며, 이번 에디션에서는 이를 탑튜브와 핸들바/스템에 더욱 뚜렷하게 페인팅하여 밥에 대한 오마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자전거에 사용된 24K 금박 디테일은 전통 목선(木船) 제작자였던 밥의 과거를 기리는 요소입니다. 그는 1990년대 복합소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매사추세츠에서 전통 나무 보트 제작 기술을 연마해왔습니다. 금박(gilding) 기법은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장식 예술로, 책 표지에서부터 건축 장식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어 왔으며, 목선에서는 주로 이름이나 장식 요소에 활용됩니다.

우리는 이번 바이크의 마감에 이 전통을 담아 밥의 이야기 한 부분을 존중하고자 했습니다. 자전거에 적용된 금박은 모두 수작업으로 정성스럽게 입혀졌습니다.

밥은 조용한 사람이었고, 전화를 받으며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작업대에 앉아 일하는 것을 훨씬 선호했습니다. 레이스나 라이딩 현장에서 사람들이 다가와 자전거의 승차감이나 성능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묻곤 했지만, 그는 종종 “직접 타보세요”라고 말하며 자전거를 그 사람에게 건네주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모두는 어떤 질문이든 밥의 대답은 결국 “그냥 타봐(f*ing Bike!)라는 말로 통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갈팡질팡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그는 늘 이렇게 조언하곤 했습니다 — “그냥 자전거 타러 가!”

그러니, 이번 에디션은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밥.

RTFB (Ride The F*ing Bike)!